본문 바로가기

시와 수필(Poem & Essay)

아버지 제사날 제나이 어린 시절 북망산천 떠나신 분 기억은 접어둔채 액자 하나 못챙기고 지방지 현고학생부군 촛심지가 흔들려 더보기
손자 손녀 오는 날 나이든 집안에는 적막이 내려앉고 이 방엔 나 혼자요, 저 방엔 아내 혼자 주중엔 무료함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금요일 오후 되면 거실은 운동회 날 방안은 폭풍 지난 낙엽진 공원 되고 쌓였던 무료함들이 먼지 되어 날린다. 오월의 신록인가 하느님 주신 천사 꽃보다 예쁘게 군인보다 씩씩하게 이웃집 불평쯤이야 행복하게 자라렴 더보기
세월 시간이 스며들어 부식된 장소에는 덩그런 액자 속에 빛바랜 옛 추억이 오늘은 무슨 풍경을 사각 틀에 넣을까 더보기
생강꽃 피는 계절 게으른 추운 날씨 저만치 밀어내려 낙엽도 남았는데 서둘러 피었구나 노오란 생강 나무꽃 온 산을 잠깨웠다 추워서 너무 추워 오소소 모여 피어 향기를 흩날리니 뭇나무 기지개질 큰 산은 겨울이어도 골짜기엔 봄 예기 더보기
산길 수풀이 옷깃여니 하늘이 스며들고 적막이 놀던자리 바람이 나풀대니 한줄기 산새 울음은 담을 데가 없더라 음악이 감미롭고 그림이 곱다하나 소나무, 참나무가 소낙비로 내리는 곳 환희의 가슴 조림이 파도되어 퍼져간다 더보기
백일홍 꽃피운 봄날들이 저녁놀 데려와서 놀고 간 무덤가에 못다한 여운 남아 한 웅큼 가지마다에 걸어두고 간 꽃술 찌는 듯 삼복에도 그리워 그리워서 선화지 화폭 속에 붉은 물감 퍼져가듯 이 한몸 마디마디에 잦아드는 저녁놀 더보기
밤비 똑똑똑, 노크소리 잠깨어 문을 여니 한밤의 밤비 소리 고향을 가져오고 어머님 얼굴 한가득 눈물 줄기 내리네 먼 하늘 차디차고 외로움 컸었던지 도부장수 하고 온날 엄마 모습 닮았구나 못 다한 위로 한마디 일자 눈물 흐르네 더보기
많이 아픈 내 친구에게(수필) 어릴 때 난 참으로 어리석고, 가난한 시골뜨기였다. 얼마나 어리석었으면 8살이 되어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만 맴돌았을까? 그래서 나는 내 나이 또래보다 1살 많게 당시 국민학교에 입학하였다. 학교에는 들어갔으나 당시에는 노트고 책이고 학용품 모두 개인이 사야 하는데, 우리집에는 먹을 것도 없어서 개떡으로 2끼를 떼우고, 저녁엔 겨우 갱시기(갱죽)로 견디는 고단한 나날들이었다. 지금도 그런 곳이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그 때 우리 이웃집들은 매울 저녁 왜 그렇게 밥도 없는 그릇이 날아 다니고 상이 날아 다녔는지? 참으로 암울한 시대였던 것 같다. 그 때에 나는 꽤 부유한 내 친구 하나를 알게 되었다. 나보다 한 학년 위이지만 나이는 나와 같은 학생으로 잘 먹어서 부옇고 잘난 얼굴의 그 친구를 얼마나 부러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