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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Poem & Essay)

히아신스 화분을 받고 고운님 다녀간 뒤 사랑을 두고 갔다 혼자는 외롭다고 오밀조밀 두고 갔다 긴 겨울 추위를 이겨 피어난 히아신스 하얀색, 빨간색, 보라색 꽃봉오리 마지막 가는 겨울 사랑으로 녹여내니 지나는 시간마저도 뜨락위에 잠들다 더보기
향촌의 5월 골골엔 신록의 소리없는 아우성 이골목 목련향기 저골목엔 紫丁香(자정향) 산하에 흥겨운 잔치, 봄이 간다. 탓하랴! 홍도화 꽃잎술, 이화꽃 도도함이 이세상 화려함의 끝인줄 알았더니 노오란 애기똥풀꽃 벌나비들 어깨춤 * 자정향 : 라이락의 같은말 더보기
직지사 폐역 언어의 파도소리 다 쓸고간 역사에는 키 높은 외등하나 하늘 받쳐 서서 있고 세월은 녹슨 자물쇠 잠긴체로 말이 없다 더보기
가로등 바람이 휩쓸고 간 세월의 강가에 뿌리 내린 전봇대가 높아가는 자정에는 휘뿌연 가로등 불빛이 안개비로 내린다 싼 이자, 구인 광고, 강아지를 찾습니다 각설이도 아닌 것이 누더기를 걸치고 한 밤중 검은 하늘을 지우개로 지운다 더보기
저 세상 떠난 친구 전화번호 남아있듯 드넓고 빈 하늘에 한 떨기 그리움이 가녀린 나뭇가지에 가을로 익습니다. 햇살의 우정을 여름내 받아내며 영롱한 등불들을 이고 선 감나무들 그 불빛 내 마음에도 심지 돋워 붙입니다. 더보기
보리암 울부처님 뜻을 쫓아 천리 먼길 달려와서 굽이굽이 산을 돌아 보리암에 올라보니 님의 뜻 어디서 찾으리 운무 가득 보리암 사랑도 모자라고 자비도 모자라니 하늘도 높은 뜻을 보여 줄리 없지만은 안개 속 관음상 입가에 보일듯한 그 미소 더보기
직지사의 여름 황악산 깊은 가슴 대가람 품었으니 석가모니 입 언저리 번지는 웃음자국 추풍령 넘던 구름도 봉우리에 걸렸다 가람의 주위에는 사방이 초록이다 청아한 목탁소리 고뇌를 닦아 내니 부처님 자비로움이 골골마다 흐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