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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화

향토 시인 정영화의 시세계4 DMZ 남방한계선에서 정영화 헛발 디딘 흰 구름이 지뢰꽃을 피워놓은 푸른 멍든 철조망에 잘못 앉은 새 한 마리 가시에 제 몸을 찔러 피 흘리는 휘파람 새 칠십년 생장점이 멈춰버린 시간들이 이 가을을 밟고 오는 허수아비 그림자 따라 경원선 녹슨 선로에 민들레로 피어 있고 삭아 내린 철모 속에 잠들었던 침묵들이 부질없는 이념의 발길질 내려놓고 먼 능선 소실점 끝을 절룩이며 각 있다 더보기
향토 시인 정영화의 시세계3 여름을 보내고 - 송광사 우화각(羽化閣)에서 정영화 봉선화 한 송이 낮달처럼 졸고 있는 보내는 여름이 아쉬운 구름 꽃에 세월의 머리카락이 창포처럼 앉아있다 할 일 없는 오동잎에 잘못 내린 매미 하나 송광사 우화각의 산승을 돌아보고 윤회를 눈치 챈 건지 짐을 싸는 바쁜 걸음 여름의 할 일은 가을 맞는 일인지라 무기질로 오는 가을 법석을 비워 놓고 사람들 이렇게 살라며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더보기
향토 시인 정영화의 시세계1 겨울 산 보법(步法) - 무장사지(䥐藏寺址)에서- 정영화 내려온 산 그림자로 조금씩은 흔들렸을 걸어도 제 자리인 외로운 탑신 하나 말갛게 금이 간 세월 돌이끼가 걸어간다. 산승(山僧)은 산을 안고 산은 사람을 안고 이쯤에서 무너졌을 법당의 고요 속에 겨울을 건너는 바람 베고 누운 낙엽 한장 다람쥐가 훑고 지난 도토리만한 세상으로 탁발을 떠난 제자 빈자리 건너 누워 관 밖에 두 발을 내민 부처를 보고 있다. * 무장사지 : 경주시 암곡리에 있는 폐사지 * 저자 약력 정영화 * 경북 김천 출생 *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 한국문인협회 대구, 경북지부 회원, 수레자국동인회장 * 대한민국 공무원 문예대전 시조, 소설 부문 최우수 및 우수상 수상 * 시집 "세상의 푸른 저녁", "안드로메다에 사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