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Poem & Essay) 썸네일형 리스트형 봄 들녘에서 온 몸을 뒤 덮었던 그 검은 상복들과 마음속 억눌렀던 회색빛 우울증은 차디찬 땅속 깊은 곳에 확실히 묻어두고 포도즙 진한 빛깔 소름돋는 목넘김 온 몸에 퍼져가는 들녘에 나서면 실핏줄 한올 한올을 적셔주는 햇살들 연록색 외출복 분홍빛 향수내음 흥분된 마음으로 기쁨의 잔을 들고 이제는 긴긴 잠속에서 깨어나는 희망들 작은 새 겨우 날던 오솔길도 레드 카펫 어디를 못갈거냐 저 푸른 바다같다 그 누가 분홍빛 可能城을 가지마다 쌓았나? 2012년 봄호 시조문학 등단 경북 김천 출생 더보기 명시 감상 '김춘수의 꽃'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의미가) 되고 싶다. (현대문학 9호, 1955.9) 더보기 명시 감상 '강은교의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시집 '우리가 물이 되어', 1986) 더보기 안개 작디 작은 물방울이 어둠까지 몰아내고 숨마저 턱턱 막히는 새벽의 회색 세상! 머리털 뽑혀 버린채 잠에 빠진 태양빛 온 밤을 어둠을 쫓아내다 지쳐버린 몇몇의 가로등이 마지막 꺼져가면 우리는 회색빛 세상으로 터득터득 걷는다 색맹인 애견들의 목줄을 부여잡고 회색빛 세상을 산책하는 군중들 역사는 그 언제일까? 태양 빛에 바랠 날.... 더보기 국화꽃 피는 날(며느리 오는 날) 잠자리 싸리 끝에 삽사리 마루 밑에 고요를 이불 삼고, 적막에 잠든 나날 국화꽃 피는 소리로 온 뜰안에 이는 파문 삽사리 꼬리치고 잠자리 축하 비행 햋볕은 반짝이고 나무는 오색 단장한송이 환한 미소에 바람소리 환호성 더보기 10월 청량산 태백산 가슴 속에 따뜻이 품은 자비 산비탈 돌아 돌아 구름이 머무는 곳 백일간 기도드리면 이 풍경이 몸에 밸까? 세속에 찌든 몸은 천공에 걸어두고 욕심에 물든 마음 소나무에 걸쳐두면 청량산 청량한 기운 마음 속에 깃들까? 더보기 상사화 어둠의 땅속에서 키워 온 사랑 노래 쭉 뻗은 몸매로 화사하게 현신하나 님이여 소중한 것은 멀리 두고 보는 것 더보기 궁촌역(궁촌리의 공양왕) 사진 : 궁촌리의 공양왕릉 비명에 누워있는 궁촌리 공양왕 조선의 순종마저 치욕에 간 걸 알까? 오늘은 즐거운 휴일 바이크가 달린다. 궁촌역의 레일 바이크 더보기 이전 1 2 3 4 5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