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와 수필

향토 시인 정영화의 시세계4

DMZ 남방한계선에서

 

                                                                            정영화

 

헛발 디딘 흰 구름이

지뢰꽃을 피워놓은

푸른 멍든 철조망에

잘못 앉은 새 한 마리

가시에 제 몸을 찔러

피 흘리는 휘파람 새

 

칠십년 생장점이

멈춰버린 시간들이

이 가을을 밟고 오는

허수아비 그림자 따라

경원선 녹슨 선로에

민들레로 피어 있고

 

삭아 내린 철모 속에

잠들었던 침묵들이

부질없는 이념의

발길질 내려놓고

먼 능선 소실점 끝을

절룩이며 각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