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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그리움 더보기
봄 들녘에서 온 몸을 뒤 덮었던 그 검은 상복들과 마음속 억눌렀던 회색빛 우울증은 차디찬 땅속 깊은 곳에 확실히 묻어두고 포도즙 진한 빛깔 소름돋는 목넘김 온 몸에 퍼져가는 들녘에 나서면 실핏줄 한올 한올을 적셔주는 햇살들 연록색 외출복 분홍빛 향수내음 흥분된 마음으로 기쁨의 잔을 들고 이제는 긴긴 잠속에서 깨어나는 희망들 작은 새 겨우 날던 오솔길도 레드 카펫 어디를 못갈거냐 저 푸른 바다같다 그 누가 분홍빛 可能城을 가지마다 쌓았나? 2012년 봄호 시조문학 등단 경북 김천 출생 더보기
상사화 어둠의 땅속에서 키워 온 사랑 노래 쭉 뻗은 몸매로 화사하게 현신하나 님이여 소중한 것은 멀리 두고 보는 것 더보기
부항댐 물소리 정겨운 곳 옥계수 모이는 곳 무엇을 담으려고 저 큰물 이루었나 하늘도 안긴 품속에 구름마저 노닐다 구름이 산 오르면 마음이 씻겨지고 굽어 도는 계곡마다 평화가 사는 터전 나 또한 그안에 드니 무릉도원 산수화 더보기
가로등 바람이 휩쓸고 간 세월의 강가에 뿌리 내린 전봇대가 높아가는 자정에는 휘뿌연 가로등 불빛이 안개비로 내린다 싼 이자, 구인 광고, 강아지를 찾습니다 각설이도 아닌 것이 누더기를 걸치고 한 밤중 검은 하늘을 지우개로 지운다 더보기
저 세상 떠난 친구 전화번호 남아있듯 드넓고 빈 하늘에 한 떨기 그리움이 가녀린 나뭇가지에 가을로 익습니다. 햇살의 우정을 여름내 받아내며 영롱한 등불들을 이고 선 감나무들 그 불빛 내 마음에도 심지 돋워 붙입니다. 더보기
보리암 울부처님 뜻을 쫓아 천리 먼길 달려와서 굽이굽이 산을 돌아 보리암에 올라보니 님의 뜻 어디서 찾으리 운무 가득 보리암 사랑도 모자라고 자비도 모자라니 하늘도 높은 뜻을 보여 줄리 없지만은 안개 속 관음상 입가에 보일듯한 그 미소 더보기
직지사의 여름 황악산 깊은 가슴 대가람 품었으니 석가모니 입 언저리 번지는 웃음자국 추풍령 넘던 구름도 봉우리에 걸렸다 가람의 주위에는 사방이 초록이다 청아한 목탁소리 고뇌를 닦아 내니 부처님 자비로움이 골골마다 흐른다 더보기